아침 출근길이 벌써 쌀쌀해졌다. 긴옷을 챙겨입고 나와야 할 만큼 며칠전이 쨍쨍 여름이었는데, 절기는 속일 수가 없나보다.

자전거를 타고 거여동에 있는 희망세상 지역아동센터로 향했다.  지역아동센터의 자립기반을 위한 모금지렛대 사업을 꿈에품에와

함께 진행중인데, 오늘은 모금교육이 진행되는 날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모금, 명분 이런강의를 듣고, 생각이 많다.

자립도가 낮아, 운영이 힘들지만,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들이 어떻게 명분을 만들고 모금을

추진해야 할지,  지역아동센터의 근본과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근거들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이고, 앞으로 해야할 일인데, 쉽지않다.

센터에 돌아오니, 1,2학년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고학년들은 아직 학교에 있을 시간....

아이들이 오면, 좀 쉬었다 하자고 해도, 아이들은 하고 노는것이 좋은지 자연스레 숙제와 공부를 한다.

  할일을 끝낸 아이들은 가을이라 그런지 책을보기도 하고, 항상 가지고 놀아도 좋은 도미노를 가지고 여러가지 놀이를 한다.

그런 자연스런 흐름속에 글쓰기활동에  참여하고, 목공수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7월부터 시작한 목공수업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시간이다.  자신의 작은선반, 의자책꽂이, 연필꽂이를 만들며, 기본연장들을

만지고 나서부터, 공동작업을 들어갔다.  옥상에는 우리 아이들은 만든 큼지막한 평상이 하나 짜여졌다.  아이들이 못질하고, 사포질하고, 하나 하나 기름칠한 평상은 아이들이 만든 자신들의 공동 첫 작품이다. 아이들에게 그 평상에서 고기를 구워먹자고 했는데, 더위가 가셨으니 며칠내로  목공반아이들의 회식을 준비해야겠다.  그 다음작품으로 꿈나무 창가벽쪽에 책장을 짜 맞추었는데, 아이들이 전동드라이버로 하나 하나 나사 조여가며 만든 책장은 얼마나 멋진지,  그날 교사들은 책 정리를 하며 너무 좋아서 함지박만한 웃음을 지었었다. 물론 아이들도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집에가 부모님들께 자랑을 했다고했다.

  작업을 공들이며 하나하나 완성해가니, 아이들의 손이 많이 야물어진다.  오늘 목공수업은 벤치 두개를 만드는 작업인데,  벤치두개를 붙이면 큰 평상이 되도록 만들었다.  평상과 벤치가 다 만들어졌으니, 이제 아이들과 옥상고기파티도 하고, 터전살이하면서 평상에 누워 별보기도 해보아야지~

 

  만든 멋진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사이, 글쓰기시간에는 고학년(5,6학년)아이들이 말썽을 피웠다.  나무가 수업중 교실문을 열고 나오시며 '아이들 오늘 모두 벌받기로 했어요. '하신다. 무슨일인가 싶어 함께 들어가 얘기들 들어보니,  책을 읽을때, 제대로 읽어주지 않고, 듣지를 않아서 수업진행이 안되고, 딴짓하는것을 여러번 주의주어도 들어주질 않는다고 속상해하신다.

  나무(글쓰기샘)와 함께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의 독서수준이 낮다는 것인데,  오히려 저학년 아이들보다 단어이해력이 부족할 때가 많다고 하는데, 고학년아이들이 why같은 학습만화책만 보다보니 문장력도, 이해력도 나아지질 않는것 같다. 

  아이들과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 그리고 다른사람을 존중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을 소리내어 읽는것의 의미도 함께 찾아보고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과 글쓰기활동을 돌아보았다.

 선택은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함께하는 글쓰기 활동을 할 것인지, 개별독서활동을 하고, 활동지를 작성할것인지...

아이들은 나무와 함께 수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자신들이 수업시간 행동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이야기하였다.

 

 1. 돌아가면서 책을 읽을때, 읽는 사람은 정확히 읽는다.

 2. 듣는 사람은 딴짓하지 않고, 눈을 감고 집중해서 듣는다.

 3. 옆사람과 이야기할때는 나무 목소리보다 작게 말한다.

 4. 이 규칙들을 지키지 않을때는, 독서활동시간내내 모둠회의에서 정한대로 벽보고 손들기를 하겠다.

 

이 회의록에 모든아이들의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물론 나무와 바다도 함께 사인을 하고 수업을 다시 진행하였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이런일들은 하루에도 여러번 생겨나지만, 그때 그때마다 아이들은 서로 조율하고, 약속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 서로에 대한 존중, 함께 한다는것의 의미를 몸으로 익히며 성장한다.

자기의 생각과 의지를 가지는 멋진 아이들로 자랄 것이라 믿는다.